서울병원

***이 글은 서울병원 허민강 원장님이 중앙일보 건강면에 게재하신 두번째 칼럼입니다.
(joins.com의 '건강'면-'doctor's colomn')

허리 튼튼! 여성의 웰빙을 위하여 - 척추 관절 전문 서울병원 병원장 허민강-

웰빙시대! 왜 젊은 여성들의 디스크 질환이 많을까요?
여성들의 척추질환은 크게 두 종류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여성들에 대한 문화적인 편견 때문에 생기는 질병입니다. 젊은 미혼 여성들의 경우 다리가 예뻐보이는 높은 구두를 신거나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 혹은 심한 다이어트 때문에 허리에 무리가 가게 되어있습니다.
둘째는 노출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몸매를 가꾸고자 무리한 운동을 하다가 허리가 아파 오시는 분들의 경우와 출산 후 몸매관리를 위해 시작한 운동이 운동중독으로까지 가는 경우입니다.

최근에는 몸짱 열풍을 타고 단기간에 몸매만들기에 도전한 여성들의 척추질환이 많은데, 이들 대부분은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시작했거나 자신의 상태에 맞지 않는 운동을 한 경우입니다. 몸짱 만들기의 그늘인 헬스, 최신 유행스포츠 코드인 요가, 럭셔리한 삶에의 동경인 골프 등은 누구나 노력만으로 가능할 듯 보이지만 적절한 지도는 물론 개개인의 건강상태를 잘 파악하고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운동들입니다.
허리가 아프다는 것은 느낄때 빨리 조치를 취한다면 후에 수술해야 할 것도 피할 수가 있습니다.

수술은 어떤 경우에 어떤 방법으로 하나요?
20대 여성 한분이 병원을 찾은 것은 허리 통증이 극에 달해, 움직이면 ‘악’ 소리가 날 때였습니다. 이분의 직업은 높은 구두를 신고 종일 서서 근무해야 하는 나레이터 도우미였는데 허리는 물론 왼쪽 다리가 심하게 저려 더 이상 서있을 수가 없다고 호소하였습니다. MRI 촬영 결과 디스크가 튀어나온 상태로 간단히 수술로 제거될 수 있는 경우였기에 레이저와 내시경을 이용하여 튀어나온 수핵을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경우 수술 부위는 밴드로 가려질 정도로 작고 통증도 최소화되기 때문에 환자의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수술 다음날로 바로 거동이 가능하고 2-3일이면 퇴원하여 평소 생활로 돌아갈 수가 있기에 직장문제도 해결이 되지요.

또다른 젊은 여성은 허리가 심하게 아파서 수년간 여기저기 병원이나 한의원을 돌아다니며 어떤 방법으로 치료를 해도 낫지를 않아 찾아오신 경우인데요, 이분은 다리는 저리지 않고 허리만 아픈 경우로 정밀 진단 결과 병명은 ‘디스크 내 섬유륜 파열’이었습니다. 이때에는 째지 않고 투시경을 이용해 ‘도자'를 디스크의 정확한 위치에 도달시켜 간단히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 분의 경우는 상처도 거의 없고 수술 직후 이미 통증은 사라지기 때문에 큰 만족을 얻으셨습니다.

최근에 오신 30대 여성은 걷지도 못할 정도의 허리 통증을 느껴 병원에 실려오셨습니다.
이분은 몸짱아줌마의 신화에 도전하기 위해 헬스클럽에 등록하고 매일 두세시간씩을 헬스에 전념한 결과 신기하게도 점차 원하는 몸매에 가까이 가게 되었답니다. 이 경험 때문에 더욱 열심히 헬스에 정진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때부턴가 허리와 무릎이 아파왔지만 운동을 하면 또 괜찮아졌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일어날 수도 없이 허리가 아파서 응급구조반을 불렀던 것이지요.
검사 결과 디스크가 심하게 튀어나와 어떻게 이 상태로 운동을 계속 할 수 있었을까 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습니다. 이분은 레이저와 현미경을 이용한 디스크 제거술을 통해 2-3일만에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만일 처음 통증을 느꼈을 때 운동의 강도를 조절하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수술까지 가지는 않았을 수 있습니다. 운동을 통해 통증이 사라지는 현상은 실제로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몸의 고통을 줄이려는 엔돌핀의 영향이랍니다. 결국 그 때문에 몸은 쉬지 못한채 더욱 상하게 되는 것이지요. 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이시대의 웰빙일 것입니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젊은 여성들의 허리병을 예방하고 허리를 강하게 할 수 있을까요?
척추전문의로서의 의견은 첫째, 지금 운동을 시작하자. 둘째, 단계적으로 하자. 셋째, 자기몸의 상태에 맞게 하자입니다.

운동의 단계는 쉽고 느린 것으로부터 점차 속도를 내는 운동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즉 매번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시작하고-걷고-달리고-다시 걷고-마지막에는 마무리 체조로 끝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때 허리와 무릎을 강화하는 운동을 같이 해주면 운동으로 인한 부상을 어느정도 예방해줄 수 있습니다. 방법도 간단하고 지속적으로 하면 효과가 좋은 운동이니 꼭 해보세요.
--1. 엎드려서 목, 상체와 하체를 들어 몸을 활처럼 5초간 휘는 운동(5분간 30회 정도)
--2. 의자에 앉아서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매달아 무릎을 5초간 펴는 운동(5분에 30회)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개개인의 몸의 상태에 맞아야만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어느날 너무 피곤한데도 억지로 일어나 달리지 마십시오.
또 운동하다가 무릎이나 허리에 통증을 느끼면 운동을 중지하십시오.
일단 인대나 힘줄이 다치면 한동안 운동을 못하게 되니까 큰 손해가 됩니다.

요즘은 수술법이 발달해서 큰 고생없이 간단한 수술로 많은 척추 관절 질환을 고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수술이 완벽하고 간단하다고 해도 병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최고겠죠?

여러분은 진짜, 말 그대로의 웰빙을 하시기 바랍니다.